Interview

<더불어 성장하는 관계>

양 진 호
엘카페커피로스터스 대표

엘카페가 방문하는 지역은 쉽게 갈 수 없습니다.

비포장도로를 수 시간 달리고 차에서 내려 걷고 또 걷습니다. 마침내 농장에 도착하면 환상적인 풍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자라는 열매는 달고 특유의 풍미를 지닙니다. 자연환경과 땀 흘리는 농부 덕분이죠.

이런 곳과 협력하면서 만드는 커피는 특별합니다. 단발이 아닌, 지속해서 농장과 엘카페가 상호 작용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엘카페가 만나는 농장, 그곳을 전해드립니다.

인터뷰: 나성은영상: 이희경

Guatemala_and_Nicaragua  

과테말라에서 방문하시는 지역을 소개해주세요.

과테말라는 좋은 품질의 SHB(Strictly Hard Bean)가 1,700m에서 2,000m 사이에서 생산돼요. 낮은 데도 1,600m 정도가 대부분이에요. 제일 좋아하는 지역이 우에우에테낭고인데, 이 지역은 과테말라 북부 지역에 있고 멕시코와 경계가 되는 위치에 있어요. 다른 지역에 비해서 마이크로랏이 많이 나오는 편이에요. 우에우에테낭고 쪽에서도 지형이 다양한데, 리베르닷 지역 커피는 시트러스하고 아구아카테 지역에 있는 커피는 단맛이 좋아요. 저는 아구아카테 쪽에 가까운 농장들과 거래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지역(좌), 니카라과 ‘누에바 세고비아’ 지역(우)  

<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지역(좌), 니카라과 ‘누에바 세고비아’ 지역(우)>

니카라과는 주로 어디를 가시나요?

니카라과 쪽 농장과는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하는 편이에요. 니카라과는 크게 히노테가, 마나고아, 마타갈파, 누에바 세고비아가 주요 커피 산지인데, 스페셜티는 히노테가 아니면 누에바 세고비아에서 많이 나와요. 히노테가 쪽은 묵직하고 당밀 같은 단맛, 흑당 같이 묵직하고 끈적끈적한 단맛이라고 할까, 그런 톤의 커피가 많이 나오는 편이에요. 저희가 제일 집중하는 누에바 세고비아는 슈가케인, 그러니까 백설탕의 단맛에 좀 더 가볍고 시트러스한, 그런 밝은 톤의 커피가 나오는 편이에요.

그래서 저희 커피 중에 이탈리안잡 블렌드에는 히노테가 쪽 커피가 들어가고 클래식 블렌드에는 누에바 세고비아 쪽 커피가 들어가고 있어요. 원하는 맛의 톤에 따라서 그에 맞는 지역의 커피를 사용하고 있어요. 마이크로랏은 누에바 세고비아 커피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고요.

농장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니카라과에서 가장 집중하는 농장이 ‘라 일루시온(La Ilusion)’이라는 농장이에요. 이곳은 니카라과에서 고도가 가장 높아요. 그래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농장이에요. 지금 그쪽 농장주하고는 품종을 교체하기로 했어요. 기존에는 카티모르 위주로 심겨 있었는데 그걸 다 뽑아내고 다른 품종으로 조금씩 교체하고 있어요. 그리고 ‘산 이시드로(San Isidro)’라는 농장이 흥미로워요. 거기는 농장주 아들이 엔지니어이기도 해요. 펄퍼라고 커피 과육 까는 기계를 직접 만들더라고요. 게다가 로스터기도 만들어서 동네에 있는 농장의 커피를 다 볶아서 나눠 먹더라고요. 되게 감동적인 농장이었어요.

라 일루시온 농장에서 바라본 풍경  

<라 일루시온 농장에서 바라본 풍경>

“사람이 얼마만큼 신경을 쓰느냐에 따라서

“품질이 올라갈 수 있지

규모가 무조건 품질을 만드는 건 아니에요.”

갔다 오시는 농장들이 조합 단위가 아니라 농장 단위잖아요. 이 농장들의 크기가 보통 어느 정도인가요?

다 다양해요. 작은 농장은 1, 2헥타르 정도 되고 큰 농장은 20헥타르 되기도 해요. 과테말라 ‘엘 사포테(El Zapote)’ 농장 이름을 자세히 보면 ‘엘 사포테 이 아네소스(El Zapote y Anexos)’라고 되어 있어요. 보통 과테말라 농장을 보면 앞에 농장 이름이 있고, 뒤에는 ‘이 아네소스(y Anexos)’라고(에디터 각주: ‘y’는 ‘and’라는 뜻이다) 붙어 있는 경우가 꽤 있어요. 쉽게 생각하면 농장이 한 군데에 있지 않고 쪼개져서 여러 개가 있다고 보면 돼요. 우리나라 말로 굳이 번역하자면 엘 사포테 외 몇 개, 부설농장, 이런 정도의 의미로 되어 있어요. 그래서 엘 사포테 농장 같은 경우는 규모가 꽤 큰 농장이에요. 반면에 니카라과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소작농인데 90% 정도라고 알고 있어요.

90% 정도가 작은 농장이라면 시설이 부실하겠어요.

열악하죠. 다니다 보면 콜롬비아도 그렇고 니카라과도 그렇고 작은 농장은 아무래도 시설 규모도 작아지죠. 그런데 시설 규모가 작다고 품질이 떨어지는 건 아니에요. 장단점이 있는데, 큰 농장은 기계로 선별해요. 작은 농장은 사람이 열심히 해야죠. 사람 손이 더 많이 갈수록 작은 농장이라도 좋은 품질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따다 보면 사람인지라 덜 익은 애들이 섞여 있거든요. 그런 거를 펄핑하기 전에 다 솎아내는 작업을 해요. 그런 식으로 사람이 얼마만큼 신경을 쓰느냐에 따라서 품질이 올라갈 수 있지 규모가 무조건 품질을 만드는 건 아니에요.

핸드픽 하는 노동자들  

<핸드픽 하는 노동자들>

“고도를 절대 기준으로 보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과테말라 농장이나 니카라과 농장 기후가 각각 다를 텐데, 이쪽 기후와 고도가 궁금합니다.

되게 어려운 부분인데, 손님들한테 얘기할 때 SHB, HB라고 얘기하잖아요. SHB(Strictly Hard Bean), 또는 SHG(Strictly High Grown)라고 하는데 결국 둘 다 고도 기준으로 얘기를 하는 편이에요. 국가에 따라서 어떤 데는 SHB라고 하고 어떤 데는 SHG라고 이름을 붙이는데, 나라별로 고도 기준이 조금씩 달라요. 적도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거든요. 예를 들면, 지금 우리가 거래하는 니카라과에서 제일 높다고 하는 농장이 1,750m 정도 돼요. 그 이상 넘어가면 냉해를 입을 정도로 추워요. 그런데 과테말라는 1,950m 정도 되는 농장도 꽤 있거든요. 2,000m 가까이 가는 농장도 있고. 그리고 에티오피아 같은 경우는 고도가 2,000m는 흔하죠. 2,200m 되는 지역도 있으니까.

그래서 고도를 절대 기준으로 보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결국, 일교차가 얼마나 벌어지느냐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고, 커피 과일이 얼마나 천천히 익어가냐에 대한 부분이에요. 날씨가 추울수록 과일이 천천히 익어가고 과일이 천천히 익으면 더 단단하고 맛도 좀 더 농축되고 단맛도 많이 형성될 수 있어서 높은 곳에서 자란 커피가 좋다고 하지만, 이 기준은 상대적이라는 거를 항상 염두에 두셨으면 해요.

‘엘 사포테’ 농장이나 ‘라 일루시온’ 농장 같은 경우는 고도가 높다고 하셨는데, 그럼 비탈이 더 많은가요? 농장 모습이 궁금합니다.

이 부분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고밖에 얘기할 수 없어요. 고도에 따라서 비탈이 형성되는 건 아니고 지형에 따라서 형성된다고 생각해야 해요. 흥미롭게 접근하자면 사람들이 사는 고도가 어느 정도인지 볼 필요도 있어요. ‘과테말라 시티(에디터 각주: 과테말라 시티는 과테말라의 수도이다)’는 1,500m 이상 되고, 어떤 도시는 고도가 3,000m 되기도 해요. 그래서 때에 따라서는 농장 갈 때 내려가야 해요. 차 타고 내려갔다가 산을 다시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나라에서 생각하면 2,000m를 어떻게 올라가냐는 생각이 들지만(에디터 각주: 한라산이 1,947.269m이다), 기본적으로 그쪽에서는 사람 사는 데가 그 정도 높이라고 보면 돼요. 그 고도가 사람 살기 정말 좋아요.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데, 보통 그런 곳은 평지로 이뤄져 있어요.

커피나무가 자라는 데는 비탈 진 곳이 많아요. 브라질 같은 경우는 그렇지 않은데요, 거기는 평지에 가까운 곳에서 재배해요. 중미 국가는 산이 역동적이어서 산맥에서 재배하죠. 기계 수확이 불가능해서 사람이 수확해요. 지역에 따른 차이가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동네들은 비탈이 좀 심한 편이에요. 우에우에테낭고도 그렇고, 누에바 세고비아 지역도 그렇죠. 그쪽은 산세가 좀 험한 편인데, 산세가 험하고 예쁜 곳이 맛있는 커피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오갈 때 많이 힘드시겠어요(웃음).

뭐, 건강해지죠. 한국에서는 운동 안 하다가 매일 등산 하고, 좋은 공기 맡고. 좋게 생각하면 이때 한 번 운동 하는구나 싶어요(웃음).